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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은 영상 제작의 기본 단위로, 정지된 이미지 한 장의 의미이며, 영상 장면을 구성하는 개념적 용어의 프레임도 있다. 오늘은 정지된 이미지 한 장의 의미의 프레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영상이라는 매체 안에서 프레임은 1초 당 여러 장 또는 수십, 수백, 수천 장이 연속적으로 재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임은 1초 당 장수(fps)에 따라 특정 컷 혹은 테이크의 의미를 달리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레임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이 프레임이 중요한 이유와 프레임 수 별로 어떤 속성의 영상에 주로 활용되는지 예시를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프레임의 역사
프레임을 이해하기 위해선 영상이라는 매체가 탄생한 시점으로 돌아가야한다. 18세기 후반 에디슨이 발명한 영화 영사기인 키네토스코프를 통해, 크랭크를 돌려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이때 당시 프레임은 초당 16 프레임 정도였다. 이후 영화인이라면 익히 알만한 인물인 뤼미에르 형제가 발명한 시네마토그래프를 통해서 상영되는 영상은 초당 16~20 프레임 정도였다고 한다. 이때의 발명을 통해 일반 대중의 인기를 끌면서, 영화라는 산업이 고도화되기 시작한 19세기 초, 무성 영화가 발명되었고, 해당 시기엔 16~24 프레임으로 촬영된 영상이 대다수였다. 이후 유성 영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기화시키기 위해서 일정 프레임으로의 지정이 필요했고, 이때 초당 24 프레임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때 우리가 익히아는 영화는 24 프레임이다라는 기준이 정의된 것이다. 1940년대에 접어들며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북미와 일본은 NTSC 시스템을 채택해 초당 30 프레임(29.97 프레임)으로 방송하게 되었으며, 유럽과 대부분의 다른 지역은 PAL 시스템을 채택해 초당 25 프레임(50Hz 전력망 기반)으로 방송하게 되어 방송에서의 프레임 기준이 정립되었다. 이후 디지털 영상이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기존 고착화된 프레임에서 탈피한 다양한 프레임이 등장하게 되었다. 24 fps, 30 fps 외에도 60 fps, 120 fps 등 고속촬영이 등장하며, 주로 스포츠 중계나 비디오 게임 등에서 사용되었다.
프레임의 중요성
우리의 눈은 일반적으로 초당 30~60장 내외의 프레임을 인식한다. 또한 이는 눈의 중심부와 주의부분이 인식하는 양이 서로 다르며, 야간이냐 주간이냐, 즉 조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즉 우리의 눈은 1초에 30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갖고 있지만, 카메라는 1초에 더 많은 양의 프레임 정보를 담아낼 수 있어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판매 중인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초당 240 프레임까지도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240 프레임을 다시 초당 30 프레임으로 1/8 속도로 환산하면 아주 천천히 보는 슬로모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 담아낼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 많은 디테일을 담아낼 수 있다. 물의 흐름, 빛의 흐름, 사람의 표정의 변화, 감정선의 변화, 기계의 움직임 등 사람의 눈으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요소를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가 카메라이기에 중요하다. 또한 이 프레임을 적절히 활용하면 스토리텔링 방법에 큰 도움이 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감정을 천천히,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순간이나 액티비티 한 장면을 전달해야 할 때 슬로모션을 활용하거나, 일부러 망가진 듯한 상황을 드러내고자 할 땐 프레임 수를 줄여 뚝뚝 끊기는 듯한 연출을 할 수 있겠다. 기술적 요소로써도 프레임은 중요하다. 현재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대부분 자동화되었지만, 과거 무성에서 유성 영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프레임은 음성과 비디오를 매칭시키기 위해 통일해야 하는, 하나의 시스템적 규칙이었다. 이를 잘 진행해야 자연스러운 시청 경험 제공이 가능했다. 또한, 프레임을 과하게 늘리게 되는 경우 파일 용량이 증가하게 됨으로, 비용 대비 효율 즉 비용 대비 수익을 생각해야 하는 산업 기반에선 적절한 프레임 설정이 중요했다. 이렇듯 영상에 있어 프레임은 대단히 중요하다.
프레임의 활용 사례
프레임을 활용한 연출 방법엔 여러 케이스가 있다. 슬로우모션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활용되었다. 초당 120 프레임 이상으로 촬영한 영상을 24 프레임으로 재생하여 움직임을 느리게 보이도록 표현했다. 총알이 날아가는 순간에 주인공 네오가 이를 피하는 장면의 연출로 슬로모션을 사용해 신박한 감정, 긴장감, 몰입감을 극대화하였다. 하이 프레임 레이트를 활용한 케이스로 호빗:뜻밖의 여정이 있다. 초당 48 프레임으로 촬영하여 더 부드럽고 선명한 움직임을 제공하는 연출 방식으로 활용했다. 고속 프레임을 통해 더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하지만, 일부 관객에겐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다. 스톱 모션은 아일오브독스라는 영화에서 개별 프레임을 촬영해 연속적으로 재생함으로써 인형이나 물체의 움직임을 표현했는데, 사실 이는 이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연출 방법론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 방식만을 활용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타임랩스 기법은 긴 시간 동안 저속으로, 간혈적으로 촬영한 프레임을 빠르게 압축시켜 재생하여 시간의 흐름을 압축한 효과를 낸다. 자연의 변화나 도시의 번잡함, 긴 시간을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때 주로 활용한다. 시각적으로 색다른 체험이기도 하다. 저속촬영에선 영화 올드보이의 격투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초당 12-18 프레임으로 촬영하여 불규칙적 움직임을 표현한다. 액션의 강렬함과 긴박함을 강조할 수 있다. 초고속 촬영은 인셉션에서 활용했다. 수백, 수천 프레임으로 촬영된 영상을 느리게 재생시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감각을 표현했다. 폭발 장면이나 꿈속의 느린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낸 인상 깊은 케이스이다. 영화 안에서도 하나의 프레임 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위의 다양한 프레임 연출론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출적 기법을 표현해 낼 수 있겠다.
오늘은 영화의 프레임(FPS)의 역사, 영화나 영상 매체에서 중요한 이유와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음 시간에는 영화 안에서 다른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새롭게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